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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의 고발을 기점으로 관련 드라마까지 제작되어 사람들에게 학교 폭력에 대해 많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학교 폭력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학교 폭력뿐만 아니라 폭력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 봅시다.
국립국어원에 의하면 폭력이란 「남을 거칠고 사납게 제압할 때에 쓰는, 주먹이나 발 또는 몽둥이 따위의 수단이나 힘. 넓은 뜻으로는 무기로 억누르는 힘을 이르기도 한다.」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사전에 쓰기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저의 견해로 폭력을 이야기해 보자면 폭력이란 타인이 싫어하는 것을 강제로 하게 하는 행동이나 말을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교정이나 훈육도 어느 정도의 폭력성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건 사회성 교육을 위해 필요하다지만 학교 폭력은 이런 것이 아닌 오로지 자기 만족감만을 위해 타인을 공격하는 이기적인 형태인 겁니다.
그러니까 학교 폭력은 학교 생활에 있어 학우들이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을 강제로 하게 하는 거라고 생각해 보면 좀 더 이해가 쉽고 간단해집니다.
모든 폭력은 상대방이 싫어하고 원치 않는 것을 강제하게 함으로써 시작합니다. 그럼 학교 폭력을 사전에 방지하거나 사후에 제대로 처리하려면 아래 3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을 강요해선 안 된다는 교육
-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을 강요했을 때의 벌칙과 처리
- 1,2번을 실행할 인력과 기관
이 지점에서 우리들은 또 이상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학교 폭력을 행하는 주체는 학생인데 왜 학생을 대상으로 하지 않으며 지금까지 저런 것들이 학교에 준비되어있지 않았던 걸까요?
네, 맞습니다. 너무도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의 학교에는 저런 것들이 없습니다. 학생부, 지도실, 위원회, 회의 등과 같은 것은 효과가 없습니다. 효과가 없는 게 당연한 데 왜냐면 학생부나 지도실 등에 속해있는 선생이나 교무원들은 해당 업무에 대한 지식, 경험, 교육, 시스템이 전문적으로 제공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사회적 지식이 부족하거나 성숙하지 않은 대인관을 갖고 있는 학교 폭력 가해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지속적으로 생기기 마련인데도 전문적인 기관과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고 기존 인력으로 대충 하려니까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죠. 그렇다면 가해자들은 항상 발생하는 해악이므로 이들을 문제라고 볼 것이 아니라 이 가해자들을 대처하고 방비할 "인력과 기관"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자 부실한 부분인 것입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우리가 마트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데 지금처럼 계산을 하는 캐셔, 물건을 진열하는 점원, 물건을 운송하는 직원이 나누어져있지 않고 한 명이 계산, 진열, 운송을 모두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과연 잘 굴러갈까요? 손님이 거의 없다면 모르겠으나 조금이라도 사람이 몰리면 엉망진창이 될 겁니다.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전문적인 분업입니다. 사람이 농경을 시작하여 단체로 생활하기 시작하는 고대부터 인간은 자연스럽게 분업을 시작하고 지금도 모든 분야에서 각자 나름의 전문 분야가 있습니다. 이걸 당연하게 생각하죠.
그런데 왜 유독 "학교"에서의 이 폭력은 선생이 담당하면 된다고 생각할까요? 교사의 업무는 기본적으로 지식의 효율적인 전달입니다. 단체 생활에서의 간단한 생활지도도 겸하고 있으나 중심업무는 지식의 전달이란 겁니다. 지식도 잘 전달하고 인성교육도 시키고 학교폭력까지 감당하라? 의사도 변호사 일까지 겸하라고 하고 자동차 수리하면서 동시에 요리까지 만들어 팔라고 요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도리어 여러개의 직업을 모두 잘하는 것이 가능하냐고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죠. 그런데 왜 교사에게만 이런 부담을 지게 할까요? 왜 다 잘하기를 바랄까요? 이상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학교 폭력이 예전에도 없었던 건 아닙니다. 단지 세월이 흐르면서 정보가 발달하고 소식이 빠르게 퍼지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예전의 해결 방법들이 근본적인 해결이 아닌 주먹구구식의 미봉책인 것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전보다는 조금 더 나은 시스템이 준비되어 가고는 있으나 여전히 언발에 오줌누기식일 뿐이고 아직도 학교 폭력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학교 폭력 가해자들은 자연 발생하는 산불이나 태풍처럼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해악이니까요.
게다가 그 어떤 교사도 제대로 학교 폭력을 파헤칠 수 없으며 그런 학생들을 완전히 감당할 수도 없습니다. 사교육 학원들에게 지식의 전달마저 쉽게 빼앗기고 점점 사명감보다는 직업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도록 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데 여기에 인성 교육까지 하라는 건 말도 안 되는 겁니다. 왜 다들 이걸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느냐면 관심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미디어나 소셜 네트워크에 언급되면 가해학생들이나 교사를 비난할 생각만 하지 분업화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분야라고 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으니까요. 각자의 인생과 생활만 해도 바쁜 사람들인데 깊이 관여하기 어려운 겁니다. 학부모나 학생에게조차 학교는 몇년이 지나면 지나쳐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쯤에서 다시 정리하자면, 폭력적인 학생들을 교육하고 주시하고 처벌하는 전문인력이 필요합니다. 경찰도 아니고, 지도교사도 아닌 경험과 지혜가 누적되고 축적되어 물리적 체벌과 확실한 사후처리를 행사할 수 있는 학교폭력만 전담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필요합니다. 학생들의 단체 생활을 감시하고 관리하는 학생생활관리자, 즉, 학생관이 필요합니다.
학생관이 할 일은,
- 상대방이 싫어하는 의사표시를 알아채는 방법에 대한 교육
- 상대방이 싫어하는 행동을 했을 경우 가해질 벌칙(그 학생 당사자가 가장 두려워하고 싫어하는 일)과 사후 처리에 대한 교육
- 전과 있는 학생들에 대한 체계적인 감시
- 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명확한 처리
등이 있겠습니다.
학교폭력은 이미 일반 교사들이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전문 인력이 필요한 분업이 필요한 분야가 되었습니다. 교육, 수사, 감찰, 처벌 등이 가능한 독립된 실용적인 기관, 가칭 의부모원(두 번째 부모라는 의미)의 설립이 필요하며 여기서 학생생활관리자들을 배출하고 학교에 배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그 국가의 미래라고 합니다. 즉, 다시 말해 전문적인 관리 기관의 설립과 인력의 투입까지 고려해야 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게 대해야 하는 인적 자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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