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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분기 기준으로 네이버와 구글이 합쳐서 국내 검색엔진 점유율이 94%가 됩니다. 네이버 63%, 구글이 31% 정도 됩니다. 그 뒤로 다음이 5% 정도이며 ZUM, NATE 등은 1%도 되지 않습니다.

먼저 다행인 점은 말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많은 국가처럼 구글이 점유율 1위가 아니라 우리나라 회사가 1위라는 것은 좋아해도 될 만한 사항입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구글이 중립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미국 중심으로 회사가 돌아가는 건 불가피한 일입니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래서 언제 어느 때에 우리에게 불이익이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최근에 중국 시장에서 미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구글은 자사 제품을 판매하지 않기 결정했고 이로 인해 중국과 구글 모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분야든 견제력이 존재한다는 것은 놀라운 힘을 발휘합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대표정당이 2개뿐이고 국회도 단원제(미국은 상하원이 나누어있고 스위스는 상하원도 나누어있고 대표정당이 균형적으로 10개 이상이고 7인이 공동으로 나라를 운영)이기 때문에 추가로 견제할 수단이 없어서 엉망진창이 되기 쉬운 것만 보더라도 옵션이 많은 것은 소비자에게 좋은 일이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네이버가 너무 독주를 한다는 것이죠. 위에서 언급했듯이 네이버와 구글이라는 양대 강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독점보단 감사한 일입니다만 네이버가 단일로 63%의 점유율을 갖는다는 것은 외국기업인 구글을 제외하면 국내 기업 중에선 국내시장 독점에 가깝다는 의미입니다. 구글은 전 세계에 진출한 경험과 노하우로 여러 나라의 니즈를 다른 경쟁자보다 쉽게 파악하고 여러 가지 글로벌 전략이 있기 때문에 30%의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과점 상태가 지속되면 우리는 향후 네이버가 하는 일이 잘하는 것인지 아닌지도 판단할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지금 정치상황과 비슷합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면 자동차 산업의 예를 들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시장이 외국 사업자에게 개방되고부터 우리나라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가졌던 국내 회사가 좋은 의미로 많이 바뀌었죠.
그럼 이 60%가 넘는 점유율은 무슨 뜻일까요? 나머지 업체들은 경쟁력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인재가 없을까요? 네이버에만 인재들이 가득할까요? 아닙니다. 대부분의 업체가 인재를 찾아가기보다는 것보다는 찾아온 응시자들 중에서 선택하기 때문에 최종 선발된 인재의 질 차이는 쉽게 인지할 만큼 클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변화는 입사 이후에 발생합니다. 그 회사의 인력 성장과 인사 운영이 어떠냐가 훨씬 중요하죠. 잘하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의 직원 성장 방식을 보면 깜짝 놀랄 만큼 차이가 큽니다.
전략이 없을까요? 네이버와 구글에만 전략가들이 있을까요? 세계를 뒤엎을 천재들은 반농담으로 이야기하면 이미 우리나라에 없을 확률이 큽니다. 더 큰 시장을 품고 있는 나라들이 있는데 거기서 활동하는 게 효율적입니다. 특별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한 한국시장은 운송한계, 분단상황, 언어 등에서 여러 가지 디메리트를 갖고 있으니까요. 아니면 자기 능력을 펼치지 못하고 어딘가에서 조용히 살고 있겠죠. 그렇다면 앞서 말한 인재와 동일합니다. 같은 시대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전략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그 전략을 실행할 힘과 빈틈없는 디테일, 실패나 오류가 발생했을 때 백업 플랜의 차이가 더 큽니다.
한국시장이 작아서 이익이 나지 않을까요? 이건 제조업처럼 설비와 원재료 비중이 큰 사업영역에나 해당합니다. 검색엔진에도 서버와 개발자 등 시설과 인력 비중이 크긴 합니다만 제조업만큼의 관리와 투자가 필요하진 않을 거라 봅니다. 게다가 지금은 다른 회사입니다만 네이버는 LINE으로 일본시장에 진출한 전적도 있었습니다. 해외 시장도 진출했었단 의미입니다.
즉, 다음, ZUM, NATE에 인재나 전략이 없어서 혹은 한국시장이 작아서 가 아닙니다. 제가 내부 고위인사가 아니라서 정확한 이유와 배경은 모르겠습니다만,

원인으로만 따진다면 바로 "투자"를 하지 않아서입니다. 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간단하게 자금이 없어서 일 수도 있고, 사양 산업이라고 생각해서 일 수도 있습니다. 자본과 시간, 인력 등의 투자 대비 기대 수익 효과가 미미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죠.
네, 하지만 투자를 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똑똑한 인재가 있고 전 세계를 뒤엎는 전략이 있어도 자본이 없다면 결코 성장할 수 없어요. 밥을 먹지 못하는데 무슨 힘을 내서 싸움을 하란 말입니까? 그리고 네이버가 그렇게 생각했다면 지금처럼 독점적 위치를 선점할 수 있었을까요?
제가 굳이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네이버와 구글에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음, ZUM, NATE 등이 좀 더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를 이끌어내고 회사가 성장을 하려면 그에 걸맞은 대표자가 있어야 합니다. 우수한 회사는 공격적인 성장형 대표자와 유지관리적인 내실형 대표자를 번갈아 세운다고 합니다. 네이버, 구글, 다음, ZUM, NATE는 어떠한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소식은 네이버가 오랜 기간 동안 국내 1위를 수성하고 있는 것은 분명 그만큼 잘하는 부분이 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언젠가 네이버의 안주 혹은 퇴보가 발생할 경우 이것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소비자의 불이익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이며 저는 이미 갈수록 네이버의 검색 유용성이 차츰 퇴보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광고 수익과 소비자가 원하는 검색 결과의 정확성은 서로 대치되는 부분이 있으니 불가피한 면이 있기도 합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개별 호스팅하는 개인 웹사이트가 전멸하다시피 사라지고 소수의 커뮤니티 사이트와 블로그, 소셜 미디어가 그 자리를 대체했죠. 여기엔 장단점이 매우 뚜렷합니다. 그리고 광고효율 때문에 검색기능이 후퇴하므로써 오는 경쟁력 하락을 예방하기 위해 모든 콘텐츠를 자사 범위 안에 가두려다 보니 벌어질 수밖에 없는 고인 물 현상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나머지 사업자들은 오히려 이걸 따라 하기만 하더군요. 따라 하기도 분명히 좋은 전략(과거 삼성의 fast follower)이긴 합니다만 때론 이것으론 성장은커녕 퇴보하기 좋은 전략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가면서 분명한 차별점을 제시해야하는데 따라가기만 하면 답이 없죠. 차이점이 없습니다. 존재해도 사람들이 알아차라지 못하는 차이점은 경쟁력이 없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ZUM, NATE가 검색이나 인공지능이든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이 분야가 아니라 뭐라도 단기,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달리면 좋겠습니다. 소비자로서 나머지 검색 업체들이 현재 무엇을 하는지 무엇이 다른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이건 분명한 농담입니다만 만약에라도 다른 검색업체에서 이 글을 본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LG 스마트폰을 망친 맥킨지 같은 곳에 돈 써서 컨설팅 받을 생각하지 말고(그 결과를 맹신한 LG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맥킨지는 단지 구실만 던져준 거죠.) 먼저 내부 사람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시고 소비자의 불만과 현실을 직시해보십시오. 만약에 사람들이 솔직하게 말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면 차라리 점이라도 보십시오. (점은 농담임을 밝힙니다. 1/10000000분의 확률로 이 글보고 점 봤다는 사람이 나오면 안 되겠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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